[Opinion] 뮤지컬 "시데레우스" - 아름다운 우주를 만나는 시간 [공연예술]

글 입력 2019.06.09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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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레오 갈릴레이를 다룬 공연 중 하나인 뮤지컬 "시데레우스"

케플러와 갈릴레이가 어떻게 같이 우주를 탐구했는지 알려준 작품이다. 진실을 위해 살았던 그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고, 종교의 우주관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망원경을 통해 본 우주의 세계를 사람들에게 전해주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아름다운 우주를 진짜 만난 것 같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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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첼레스테


뮤지컬 <최후진술>에서 크게 다뤄지지 않은 마리아 첼레스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케플러와 갈릴레이의 교류를 중점으로 마리아 첼레스테의 시선에서 바라본 그들을 모두 담기에는 부족했던 것 같다. 케플러와 갈릴레이가 열심히 망원경을 보며 깨달은 진실을 열심히 책에 담는 노력들이 이어지다가 그 사이사이에 마리아 첼레스테 시점에서 아버지를 바라보는 장면들이 나온다.

사실 마리아 첼레스테가 어떻게 수녀가 되었는지 이유와 그 과정을 좀 더 설명해줬더라면 왜 그녀가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 이해하기 수월할 것 같았다. 교리에 맞지 않은 아버지의 연구 활동에 괴로워하며 계속 케플러와 갈릴레이의 연구에 찬물을 끼얹는 모습으로 그들의 사고관 차이가 드러나는데 극을 보면서 굳이 이 마리아 첼레스테를 넣어야 했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녀를 등장시켰다면 좀 더 결정적인 인물로서 우주에 정신이 팔려있는 아버지에게 받지 못한 사랑을 부각하거나 그래도 아버지를 지키기 위한 노력, 죽을 때까지 아버지의 연구 도서 저술을 도와주고 끝까지 함께 한 모습을 더 담았으면 좋았을 것이다.

한정된 시간 안에 케플러와 갈릴레이의 이야기와 마리아 첼레스테의 감정까지 함축적으로 넣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은 알지만 그렇다면, 마리아 첼레스테의 이야기를 확실하게 보여줘 그녀의 감정에 관객이 쉽게 공감하게끔 만들어 줬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보는 내가 무교인지라 그런지 더 그녀의 마음에 공감하기 힘들었던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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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아름다운 것


두 연구자가 함께 망원경을 바라보며 우주의 진실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넘버들과 장면들은 너무 좋았고 나도 함께 심장 뛰었다. 별을 본다는 게 무대 위에서 어떻게 구현될까 궁금했는데 영상장치를 정말 잘 활용해주었다! 망원경을 통해 보이는 우주를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무대 배경이 망원경을 보는 눈처럼 생겨서 갈릴레이가 바라본 우주를 직접 우리가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덩달아 나도 그들의 연구 생활에 함께 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계속해서 케플러와 갈릴레이의 합작이 만들어지고 있는 도중, 마리아 첼레스테가 등장해 그들이 한 연구에 대해 그 시대의 교리, 시선에 맞추어 반대하는 것은 약간 김빠지는 기분이었다. 내가 2018년을 사는 사람이라 그런지 당연히 갈릴레오가 하는 주장이 맞고 지구는 돈다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고 자라나서 그런 것인지 잘 공감이 되지 않았다. 결국 현재에 와서는 지동설이 받아들여지고 교회의 철벽같았던 우주관이 무너지는 것을 알고 있어서 그들이 지동설을 주장하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지동설을 말하는 아버지를 변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마리아 첼레스테의 마음이 잘 와닿지 않았던 것 같다.

뮤지컬 <최후진술>에서는 이미 사형선고를 받았다가 죽고 지옥에 가기 싫어 이를 부정하는 속편을 적는다는 설정이기에 재판을 받은 뒤의 상황이라 그의 절박함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었는데 이는 연구를 하는 도중 마리아 첼레스테가 외면하고 위협이 되는 편지를 받는 그 과정이라 체감이 잘 되지 않아 아쉬웠다.



망원경을 바라보며 우리의 인생도 바라보다.


그래도 그들이 너무나 열정적으로 가슴 뛰게 연구를 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덩달아 설레는 감정도 느끼고 좋았다. 마지막, 마리아 첼레스테도 돌아온 아버지의 뜻을 따라 반대하지 않고 망원경을 들여다 보는데 갑자기 깨닫는 과정이 제대로 나타나지 않아 당황스럽긴 했지만 모두가 마음 합쳐 진심으로 별을 사랑하고 좋아하고 완벽한 우주를 알아가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종교를 평생 안고 살아가는 마리아의 종교적 가치관에 변화가 일어나면서 갈릴레오 아버지를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서 그녀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신은 답을 정해주지 않는다’라는 그녀의 대사로도 알수 있듯이 처음에는 무조건 종교의 말씀대로, 그들이 알려주는 대로만 세상을 바라보려고 했던 그녀가 점점 마음을 열고 신은 존재하고 그가 만든 우주의 완벽함을 사람들에게 알려주려고 노력하는 아버지를 믿게 된다.

공연 보는 내내 그들이 그렇게 힘들게 진실을 전하려는 이유나 갈등하는 마음을 잘 알지 못했는데 케플러, 갈릴레오, 첼레스테가 모두 함께 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끝나는 마지막 장면을 통해 따뜻한 마음으로 극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어쩌면 이 극에서 제일 이해하기 힘들었던 마리아 첼레스테였지만, 그녀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 끝나서 더 후련하고 마음 좋게 끝났던 것 같다.

모두가 시데레우스 눈치우스, 별의 소식을 전하는 사람이 되어보는 뮤지컬 <시데레우스>였다. 극을 보고 난 후, 별 보기가 취미인 동생과 함께 망원경으로 별 보러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을 잔뜩 안고 집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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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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