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데이빗 보위, 그의 마지막 5년 [영화]

글 입력 2019.06.10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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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는 일을
모두 받아들인 사람도 있지만
완전히 거부한 사람도 있죠
그게 저라는 사람이에요

하지만 나는 대중음악의 구조를
완전히 바꾸었다고 생각합니다


대중음악 역사상 가장 독창적인 아티스트가 누구인지 물으면 나는 데이빗 보위를 떠올린다. 음악인생 내내 그는 동일한 것을 다시 시도한 적이 없었고, 그래서 그의 디스코그래피를 훑다 보면 종합선물세트 같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개인적인 팬심으로 나는 데이빗 보위의 전기를 구매하기도 했고(원래 아무리 팬이더라도 전기는 잘 사지 않는 편이다) 본 다큐 역시 이번으로 세 번째 감상이다.

사실 내가 어쩌다가 그의 음악세계에 흠뻑 빠진 것인지, 그 시작이 도통 감이 오지 않는다. 그 유명한 <지기 스타더스트> 앨범의 첫 트랙인 <Five Years>를 처음 들었을 때는 ‘대체 이게 무슨 노래지?’하며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절규하는 듯한 기괴한 목소리가 특히 낯설었고 도무지 나는 이 사람의 음악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런 내가 언젠가부터 앨범 한 장 한 장을 꼼꼼히 돌려 듣고 가사를 찾아보면서 빠져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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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기 스타더스트'로 분한
무대 위에서의 데이빗 보위


다큐멘터리로 돌아와서, 우선 이 작품은 보위가 사망하기 전 5년의 시간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그가 2016년에 세상을 떠났으므로 그 이전, 2013년과 2015년에 발매했던 두 장의 앨범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중심을 이룬다. 중간 중간 그보다 더 예전, 데뷔 때부터 리얼리티 투어 까지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리얼리티 투어는 2000년대 초반, 아마도 보위가 가장 건강하던 시절에 진행했던 대규모 투어였고 지금도 유튜브에 보위를 검색해 보면 이 시기의 라이브가 많이 뜨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당시는 페르소나를 앞세웠던 그의 방식에서 벗어나 오로지 데이빗 보위 자신을 드러내기 시작했던 때이다.

신비주의가 아니라 데이빗 보위라는 아티스트를 만날 수 있는 투어에서 사람들은 열광했지만, 오랜 투어 기간으로 인해 그의 건강은 조금씩 악화되어가고 있었다. 결국 그는 투어 도중 가벼운 심장마비 증세를 겪게 되고, 이후로 아예 음악을 접을 생각을 하고 은둔한다.

이대로 은퇴하나 싶던 그는 2010년 이후 다시 앨범 작업에 착수한다. 이 작품이 바로 <The Next Day>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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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ext Day> 앨범 커버


70년대 베를린에 머물며 아무런 제약 없이 그가 원하는 실험적인 음악을 시도하던 시절 발매되었던 베를린 3부작 중 하나가 <Heroes>앨범이다. 이 앨범은 워낙 유명한 명반인 만큼 커버 속의 젊은 보위의 사진 역시 많이 알려져 있었다. 그는 이 앨범 아트에 과감히 하얀 박스를 씌워 버린다. 과거의 기억을 회상하면서도, 그 기억에 머무르지 않겠다는 그의 태도가 앨범 전반에 가득하다.

모두를 놀라게 한 비밀스러운 컴백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오랜 꿈이었던 뮤지컬 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자신의 곡을 넘버로 활용하고, 예전에 본인이 출연했던 <지구에 떨어진 사나이> 영화를 기반으로 했던 그의 뮤지컬은 대중적이진 않았으나 그가 원하는 것이 구현되어 있는 작품이었다.

이와 동시에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되어버린 <Blackstar>역시 발매된다. 지금도 <Lazarus>의 뮤직비디오와 가사를 함께 감상하다 보면 가슴이 많이 아프다. 암 투병을 하며 매일을 죽음과 싸우던 그의 심정이 고스란히 들어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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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zarus> 뮤직비디오에서의 데이빗 보위


<데이빗 보위: 지기 스타더스트 마지막 날들>이라는 제목 번역이 다소 아쉽다. 물론 그의 마지막 5년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맞는 번역이기는 하지만, ‘Five Years’가 그에게 주는 의미가 있기에 이 부분을 살려서 번역했다면 더 좋았겠다는 마음이다.

작품은 전반적으로 그가 함께했던 밴드 멤버들의 인터뷰로 진행되었고, 그의 목소리에 라이브 연주로 음악을 깔아주는 식이었다. 왠지 소위 ‘독고다이’ 이미지가 강한 보위이기에 그의 실제 성격과 인생, 협업 방식을 나타내주는 이런 구성이 마음에 들었다.

<보헤미안 랩소디>의 성공 이후 <로켓맨>이 등장했다. 이제 데이빗 보위의 전기 영화도 나올 만 하지 않은가? 나라면, 못 해도 세 번은 보러 갈 텐데.




[한민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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